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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발자 3년차, 커리어 진단 받아봤습니다 (feat. 웨이마크)

까만화면 2026. 8. 9. 19: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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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리어 진단을 하게 된 이유

어느덧 개발자로 일한 지 2년이 넘었다. 그리고 난 개발을 별로 안 좋아한다😅

처음부터 이랬던 건 아니고, 첫 회사 다닐 땐 뭘 맡아도 재밌었다. 하고 싶은 것도 많았고, 지금 생각하면 신기할 정도로 의욕이 넘쳤던 시절 ..

그 열정이 꺾인 건 첫 이직 이후다. 배포 일정과 함께 내려오는 기획, 아무리 챙긴다고 해도 놓치는 예외 케이스나 타팀 요청 필요 사항 등이 쏟아지고 이런 불확실한 상황 속에서 연속되는 쫓김에 시달려 불안감과 압박감만 쌓여만 갔다. 게다가 난 개발을 안 좋아하는 터라 점점 이 직무에 대해 회의감이 들었다.

그래서 개발이 안 맞는건지, 이 회사가 안 맞는건지 고민만 하다가 결국 검사를 해보기로 했다!

어떻게 알았는지 인스타 광고로 계속 떴어 

선택한 검사: 웨이마크 직장인 커리어 핏 진단 검사

전에도 인스타 광고로 자주 뜨기도 했고, 해외 검사보단 일단 한국에서 진행되는 검사가 정서랑 맞을 것 같아서 진행하게 됐다.

1) 검사 진행

검사는 총 20분 정도 걸렸던 것 같고, 검사 시작 전에 내가 하고 있는 직무, 내가 하고 싶은 직무를 고르도록 한다.

완료하면 아래와 같이 전문가의 분석 과정으로 넘어간다.


2) 검사 결과

검사 결과는 3일 이내에 발송된다고 했는데, 딱 3일이 되던 날에 결과 리포트가 전송되었다는 카톡 알림이 왔다.

검사 결과 리포트의 목차는 아래와 같다.

  • A. 직무건강 상태 — 몰입, 만족, 효능감, 번아웃
  • B. 핵심가치 — 내가 추구하는 삶의 방향
  • C. 심리자원 — 가치 실현을 돕는 강점/보완점
  • D. 조직문화 적합도 — 나에게 맞는 조직문화
  • E. 직무 적합도 — 나에게 맞는 직무 순위

솔직히 처음엔 "무슨 심리검사 하나로 이렇게까지 세분화해서 보나" 싶었는데, 막상 받아보니 페이지 수가 60페이지에 육박해서 놀랐다. 하나씩 까보자.


3) 나의 직무건강 상태 — 번아웃 지수가 유독 높게 나온 이유

가장 먼저 나온 게 직무건강 상태였는데, 여기서부터 뭔가 뜨끔했다. 측정 항목은 이렇게 네 가지였다.

  • 몰입 (Engagement) — 일에 흥미를 느끼며 몰두하는 정도
  • 만족 (Job Satisfaction) — 업무·직무 환경에 대한 만족감
  • 효능감 (Professional Efficacy) — 원하는 결과를 달성할 수 있다는 자기 믿음
  • 번아웃 (Burn-out) — 신체적·정신적 소진 상태

결과만 요약하면 몰입·만족·효능감은 대한민국 직장인 평균보다 눈에 띄게 낮았고, 번아웃 지수는 반대로 평균보다 훨씬 높게 나왔다. 특히 만족도 항목은 백분위로 보면 하위권에 속하는 수준이었는데, 이 숫자를 보고 나서 오히려 좀 후련했다. "아, 내가 유난 떠는 게 아니었구나" 싶어서.

리포트에서 재밌었던 건 그냥 전체 평균이랑만 비교하는 게 아니라 이렇게 두 가지 비교군을 따로 보여준다는 점이었다.

  • 유사직군 대비 — 나와 비슷한 직무를 하는 사람들과 비교
  • 유사연봉군 대비 — 나와 비슷한 연봉대의 사람들과 비교

나랑 비슷한 연차·직군·연봉대의 사람들이랑 비교해도 몰입·만족·효능감은 확연히 낮은 편이었고, 번아웃만 유독 높게 나왔다. 이 정도면 "이 정도 힘든 게 이 직무를 하면 다들 겪는 성장통"이 아니라 내 상황이 특히 안 좋은 편이라는 뜻이라 오히려 상황 파악에 도움이 됐다.

리포트에 적힌 설명 중에 이 문장이 좀 와닿았다.

몰입이 낮은 상태에서는 자신과 맞지 않는 일을 하고 있다고 생각하며 직장에서 시간을 보내는 것이 따분하게 느껴질 수 있습니다.


4) 나의 핵심가치 — 1위 안전, 2위 관계

핵심가치 파트에서는 아래 6개 유형 중에서 내가 어디에 가장 무게를 두는지 보여준다.

  • 합리 지향 — 감정보다 논리에 근거한 판단을 중시
  • 성취 지향 — 높은 목표와 성과 달성에서 만족감을 느낌
  • 흥미 지향 — 즐거움과 새로운 경험을 추구
  • 안전 지향 — 예측 가능하고 안정적인 환경에서 만족감을 느낌
  • 자율 지향 — 주도적이고 자율적인 삶을 추구
  • 관계 지향 — 사람들과의 관계와 배려를 가치롭게 여김

내 결과에서 가장 높게 나온 건 안전 지향, 그다음이 관계 지향이었다.

 

안전 지향형 설명을 읽는데 완전 내 얘기였다. 위험 요인을 미리 확인하고 대비할 때 편안함을 느끼는 성향이라는데, 배포 전에 항상 예외 케이스를 몇 번씩 다시 확인하고 계획에 없던 변수가 생기면 유독 스트레스를 크게 받는 편이라 격하게 공감했다.

근데 사실 이건 백엔드 개발자로 살아가는 이상 어느 정도는 피할 수 없는 숙명 같은 거긴 하다. 장애 나면 제일 먼저 원인 파악해야 하는 자리니까 예민하게 대비하는 습관 자체는 오히려 필요한 능력이기도 하고. 다만 그 대비하는 마음이 평상시에도 계속 긴장 상태로 남아있는 게 문제였던 것 같다.


5) 나의 심리자원 — 공감력은 강점, 마음인지력은 보완 필요

심리자원 파트는 아래 6가지를 보고, 내가 지금 잘 갖추고 있는 자원과 앞으로 키워야 할 자원을 알려준다.

  • 회복력 — 스트레스 상황에서 탄력적으로 회복하는 능력
  • 마음인지력 — 내 감정과 생각을 스스로 알아차리는 능력
  • 공감력 — 타인의 감정과 관점을 이해하고 수용하는 능력
  • 유연/대처력 — 변화하는 상황에 유연하게 적응하는 능력
  • 행동력 — 생각을 실제 행동으로 옮기는 능력
  • 신념추구력 — 내가 중요하게 여기는 신념대로 밀고 나가는 힘

가장 두드러진 강점은 공감력신념추구력 쪽이었고, 상대적으로 보완이 필요한 자원으로는 마음인지력이 꼽혔다.

 

리포트에는 "이게(=마음인지력) 낮으면 감정과 생각에 쉽게 휩쓸리고, 부정적인 감정을 미처 인식하지 못하다가 의도치 않게 감정적인 결정을 하게 될 수 있다"는 설명이 있었다. 돌이켜보면 나는 스트레스를 받아도 "지금 내가 스트레스를 받고 있다"는 걸 한참 지나서야 알아차리는 편이었다.

💡 리포트에서 제안한 마음인지력 강화 팁

  • 하루 마무리할 때 짧게라도 오늘 느낀 감정 기록하기
  • "지금 내가 어떤 감정을 느끼고 있지?"를 하루에 한 번씩 스스로 질문하기

요즘 이 두 가지를 조금씩 시도해보고 있다.

 


6) 나에게 맞는 조직문화 — 협력 중심, 근데 지금 회사는 체계 중심

조직문화 적합도는 퀸의 경쟁가치모델이라는 이론을 기반으로 아래 4가지 유형으로 나눠서 분석해준다.

  • 협력 중심 — 공동체를 지향하며 협력과 헌신을 중시
  • 혁신 중심 — 창의적이고 유연하며 새로운 시도를 격려
  • 체계 중심 — 명료한 시스템과 규율을 따르는 문화
  • 목적 중심 — 명확한 목표와 성과 달성에 초점

내 개인 성향은 협력 중심 문화가 가장 높게 나왔는데, 재밌게도 현재 다니는 회사의 조직문화는 체계 중심으로 나왔다.

구분 회사
가장 높은 문화 유형 협력 중심 체계 중심
특징 인간관계, 팀워크, 지지적 환경 규칙과 절차, 명료한 시스템

 

둘의 유사도는 "보통" 수준이라 당장 못 다닐 정도는 아니지만, 리포트가 짚어준 설명이 정확히 지금 내 상태를 설명해줬다. 조직의 분위기나 의사소통 방식에 때로 불편감이 들 수는 있지만, 전반적으로 직장 생활에 큰 장애가 있는 수준은 아니라는 요지였다.

 

딱 이거다. 못 견딜 정도는 아닌데 계속 살짝살짝 안 맞는 느낌. 협력 중심 조직문화와 잘 맞는 내 특징을 정리하면 이렇다.

  • ✅ 동기부여 포인트: "함께 성장", "탄탄한 팀워크" 같은 키워드
  • ✅ 선호하는 리더십: 지지와 코칭을 아끼지 않는 리더
  • ⚠️ 스트레스 요인: 직/간접적인 갈등 상황

특히 갈등이 스트레스 요인이라는 부분은 앞서 나온 관계 지향 핵심가치랑 결이 딱 맞아떨어졌다.


7) 나에게 맞는 직무 TOP 5 — 개발이 없다 🥵

가장 궁금했던 파트. 심리 역량 기반으로 13개 직무 순위를 매겨주는 항목인데, 결과를 보고 좀 놀랐다. 지금 하고 있는 SW 엔지니어 직무보다 고객경험 관리, 세일즈, 경영지원처럼 사람을 직접 상대하는 직무들이 훨씬 상위에 있었기 때문이다.

이유는 상위 역량 목록을 보면 좀 이해가 됐다. 요구되는 핵심 역량은 이런 것들이었다.

  • 공감/수용력 — 고객 관점에서 비판단적으로 이해하고 받아들이는 능력
  • 친화력 — 원활한 관계를 형성하고 상호작용하는 능력
  • 책임/신뢰성 — 맡은 업무를 책임감 있게 수행하는 능력

리포트에서는 이런 역량을 갖추면 "고객의 의견과 요구사항을 고객 관점에서 비판단적으로 이해하여 긍정적인 경험을 제공할 수 있고, 장기적인 고객 충성도 구축을 뒷받침하는 자원이 된다"고 설명했다.

 

반대로 순위가 가장 낮았던 직무는 제품기획 쪽이었는데, 요구 역량이 혁신/창의력, 리더십능력, 성취추구력 쪽이라 내 안전 지향적 성향이랑은 확실히 결이 안 맞긴 하다.


검사를 받아보고 든 생각

솔직히 검사 전에는 "개발이 안 맞는 건지 회사가 안 맞는 건지" 둘 중 하나로만 생각했는데, 리포트를 다 읽고 나니 그렇게 단순한 문제가 아니었다. 정리하면 이런 흐름이다.

  1. 나는 안전 지향 + 관계 지향 성향이 강한데
  2. 지금 하는 개발 직무는 예측 불가능한 변수가 많고
  3. 지금 다니는 회사 조직문화는 체계 중심이라 나의 협력 중심 성향과 살짝 어긋나 있고
  4. 그 결과로 몰입/만족/효능감은 낮고 번아웃은 높은 상태가 만들어진 것

즉 "개발이라는 직무 자체"보다 "지금의 업무 환경과 내 성향의 미스매치"가 더 큰 원인이었던 셈이다.

 

 

다음 글에서는 이 결과를 가지고 실제로 이직/직무전환을 고민해본 과정을 좀 더 써보려고 한다. 비슷하게 번아웃이나 직무 고민 중이신 분들은 참고삼아 봐주시면 좋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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