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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기록

한국사 이상현상 연구원 - 이거 넷플릭스 동궁 생각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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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 핫하다고? 못 참지

나는 어딜 가든 사당역을 지나쳐야 하는 경기도민 직장인으로서, 단골 가게가 하나 있다. 바로 사당역 영풍문고다.

친구를 만나고 집으로 가는 길에 어김없이 들러 구경하던 와중, 한 매대가 내 눈길을 끌었다.

✨✨⭐️ 민음사 김민경 편집자 강력 추천 ⭐️✨✨

 

게다가 포스타입 인기 연재 소설이었다고? 눈이 돌아서 그 자리에서 바로 결제해버렸다.

 

당신은 지금부터 한국사 이상현상 연구원입니다

 

이 책의 독자는 한국사의 이상현상을 연구하는 조직, 일명 "국현원"에 신규 입사자로 들어오는 "서예나"의 시점에서 국현원의 지침서, 면담 기록, 탐사 기록 등을 엿보게 된다. 탐사팀이 읽었던 지침서, 탐사에 나가서 남긴 무전 기록, 그들이 구해낸 생존자와의 면담 기록까지. 이렇게 다양한 형태의 기록으로 구성되어 있어 읽는 맛이 확실했다.

 

특히 탐사 중 남긴 무전 기록은 오로지 인물들의 대사만으로 이루어져 있는데, 그 순간의 긴박함과 가슴 찢어지는 슬픔이 오히려 더 생생하게 와닿았다.

 

이거 영화로 만들어주세요

책을 읽으면서 최근 재밌게 봤던 넷플릭스 시리즈 "동궁"이 계속 떠올랐다. 이상현상을 탐구하기 위해 진입하는 공간이 현재의 공간과 동일하게 그려진다는 점이 닮아 있었다. 귀신의 세계와 현실 세계가 외형상 같은 공간으로 설정되었던 "동궁"이 자꾸 겹쳐 보이면서, 머릿속에서 이미지가 아니라 영상으로 재생되는 듯한 상상 속에 더 깊이 몰입할 수 있었다.

 

그렇게 나는 이미 책을 읽으며 마음속으로 영화 한 편을 다 봐버렸는데, 이걸 정말 스크린으로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다만 꽤나 잔인한 장면들이 있어서, 겁 많은 나 같은 사람이 실제로 영화관에서 버틸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

역사 속 그들의 한

작가의 말에도 쓰여 있듯, 이 이야기는 무수한 사건이 일어나고 쌓여왔음에도 그에 비해 너무나 간결하게 남은 "역사의 기록"에서 출발한다.

그 짧은 기록 뒤에는 평범한 일상을 살다가 하루아침에 삶을 빼앗겨버린 사람들이 있었을 것이다. 그들의 한이 그 역사적 장소에 남아 한국사 이상현상으로 발현된다는 설정이 인상 깊었다.

 

다만 아쉬운 점도 있었다. 이야기가 연구원들의 서사를 중심으로 진행되다 보니, 깊게 새겨진 한을 풀지 못해 이상현상을 일으키는 존재들의 서사는 거의 다뤄지지 않는다. 그들은 연구원을 무자비하게(정말 무자비해서, 텍스트로만 접해서 다행이라고 느낄 정도 👿) 해치는 악의 존재로만 그려지는 느낌이 있었고, 지침서 중간중간 삽입된 연구원들의 순직 사례를 반복해서 읽다 보면 약간의 피로감도 들었다.

 

또한 이상현상을 일으키는 개체들의 서사가 부족하다 보니, 한국사는 결국 배경과 장소로만 소비된 인상이 있어 한국사 특유의 정서와 분위기를 온전히 느끼기는 어려웠다.

500페이지 동안 한국사 이상현상 연구원으로 일한 썰 푼다

나 자신이 정말 국현원의 신규 입사자가 된 것처럼 되뇌며 몰입해서 읽었다. 탐사1팀 인물들 모두 신데렐라를 뛰어넘는 시련과 고난, 그리고 그것을 이겨내는 힘이 어마어마해서, 그들의 삶을 들여다본 나는 하루 만에 퇴사를 선언하고 싶어질 정도였다. 지침서를 읽는 내내 업데이트 한 줄마다 누군가의 희생이 담겨 있었는데, 이 조직에서 일하려면 대체 어떤 강인함과 멘탈을 갖고 있어야 하는 건지 경이로웠다.

 

지침서상으로는 뻔히 순직 처리될 상황 속에서도 끝까지 맞서 싸워 예외를 만들어내는 탐사1팀 연구원들 모두가 존경스러웠다. 두려움 가득한 상황 속에서도 서로를 챙기고 웃음을 잃지 않는 따뜻한 인물들 사이에 있다 보니, 나도 각박한 현대 사회를 조금은 더 씩씩하게 살아갈 힘을 얻은 기분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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